필자는 2020년 충남 금산군(남한 중부의 시골지역)에서 금산 역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금산 지역은 농업이 발달한 시골 지역으로 남한에서 사회적 위치는 낮지만 그 역사적 중요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왜냐하면 한반도 역사에서 임진왜란은 한국의 중대한 위기이자 일본과의 전면전으로 현재의 한일관계와 관련이 크며 동아시아 역사의 중대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금산은 한반도의 곡창지대인 전라도를 지키는 요충지로서 임진왜란 당시 한국의 격전지였고, 후술 하겠지만 일본 전국시대의 명장이 점령을 시도한 곳으로 이 사실만으로도 금산 지역이 전략적 중요성이 드러난다.
2019년 금산의 역사적 중요성을 재조명한 전문가 포럼에서 발행한 책자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592년 4월 조선은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자 않은 상태에서 일본군의 침입으로 임진왜란을 맞게 되었다. 임진왜란 초기에 조선의 대부분 지역이 일본군에 의해 유린되었고, 그들은 후방에서 자신들을 위협하는 전라도의 관군과 의병을 제압하는 한편 북상하는데 필요한 군량을 공급하고자 곡창지대인 전라도를 점령하려고 하였다.
일본군은 전라도를 침입하기 위한 거점으로 전라도를 점령하고 수차례에 걸쳐 전라도 침공을 시도하였으나 웅치와 이치에서 격퇴되었고, 오히려 고경명 의병진과 제1차 금산성 전투와 조헌 연구의 의병진과의 제2차 금산성 전투를 치르면서 전라도 침공을 포기하고 금산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특히 이치대첩은 1천명 미만의 소수의 병력으로 1만여 명에 이르는 일본군의 전라도 침공을 포기하게 한 싸움이었다. 그러나 이치대첩은 임진왜란 중에 그것이 차지했던 중요성에 비해 그 비중이 가볍게 평가되어 왔고, 전투의 시기와 내용 등에서 사실과는 다르게 인식되어 왔다!
이 글에서는 이치대첩을 비롯하여 당시에 금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전개되었던 전황을 살펴보고, 특히 기존의 자료와 연구에서 이치대첩이 갖는 의의와 사실과는 다르게 인식된 시기 및 문제점을 재검토해 보고자 한다.
이것은 좁게는 이치대첩에 대한 재평가일 뿐만 아니라, 넓게는 임진왜란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곽호제(충남도립대학교), 임진왜란기 이치대첩의 의의와 재검토
금산은 전라도를 차지하여 한반도 장악을 시도한 일본군과 이를 저지하여 국가를 수호하려는 한국군의 격전지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하르키우와 헤르손과 같은 전략적 가치를 지닌 곳이었다. 러시아군의 헤르손 점령으로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이 막히면서 밀 등 곡물 가격의 폭등으로 세계적인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16세기 한반도의 전라도 또한 그 중요성은 21세기의 헤르손과 같았다. 한국의 전설적인 명장 이순신 제독의 주된 역할이 일본군이 전라도를 해상으로 침략하는 시도를 저지하여 전라도를 지킨 것임을 생각할 때 전라도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초기 도성 한양을 점령한 일본군은 전쟁이 장기화되자, 조선 전역을 분할 지배하려는 전략으로 전선을 확대하여 북상을 계속하는 한편 전라도 지역을 향해 쳐들어왔다. 일본군이 전라도의 동북쪽 금산성을 점령한 것이 6월 23일이었다. 당시 상황은 북상하던 일본군이 평양을 점령하고, 함경도까지 북상함으로써 오로지 전라도 한도만이 온전한 상태였다.
이때부터 금산에 주둔한 일본군의 위협을 받는 전라도에서는 들어오는 일본군을 막아 9월 중순까지 버티어 주고 마침내 9월 17일 일본군이 전라도를 포기하고 금산성에서 철수하여 경상도로 물러나 임란기 5년간 전라도가 임란 극복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때 금산의 일본군과 싸워 전라도를 지킨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투가 웅치전투와 이치 전투이다.
하태규(전북대학교), 임진왜란 이치 전투와 그 전적지
만약 전라도가 점령당했다면 이는 한반도의 역사의 중대한 시련이 되었을 것이며,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를 크게 위협하는 중대한 시련이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금산의 전투, 그중에서도 이치대첩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치러야 할 전투였다. 이는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1592년 임진왜란 초기의 전황과 일본군의 금산 침공 배경을 서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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